2011년 8월 4일 목요일

엽기목사의 보험사기 사건 전말 <현장취재>

엽기목사의 보험사기 사건 전말 <현장취재>
“진정 사랑하니까…알몸 사진 찍었다?!”
 
편집부 기자 
 
 망치로 다리 부러뜨리고 보험금 타내
동료목사 알몸 사진 유포에 협박까지

세간에서는 우스갯소리로 “‘믿음’을 말하는 ‘못 믿을 놈’이 있다면 그는 바로 목사라는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다. 기독교계에서는 이런 말을 들으면 ‘펄쩍’ 뛰겠지만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목사의 범죄행위를 언론보도를 통해 듣고 있노라면 아주 없는 말도 아닌 듯 하다.
지난 9일 개척교회를 하던 목사가 자신의 다리를 망치로 내리쳐 보험금을 타내고 내연관계에 있던 동료목사의 알몸을 찍어 유포시켜 구속된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사건을 담당한 경찰은 “목사의 신분으로서 일반적인 상식에 벗어난 행동을 하고 몰염치하게 굴었다”며 혀를 찼다.
이에 본지가 엽기목사의 지난 3년간 행적을 추적해 봤다.
지난 2006년 김씨(53)와 조씨(여․48)는 지인의 소개로 알게 돼 함께 교회를 열었다. 김씨는 95년도에 캘리포니아의 한 교회에서 안수를 받고 목사가 되었고 조씨는 구로에 있는 모 신학대학을 나와 목사가 됐다. 김씨는 이혼한 상태였고 조씨는 가정이 있었지만 신앙적으로 마음이 맞아 함께 교회를 개척하게 된 것이다.

보험사기꾼으로 변신한 목사님

같이 V교회를 열고 열성으로 교회생활을 시작했지만 개척교회다보니 신도수가 많지 않아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시달려야 했다. 고작해야 10여명 되는 교회를 꾸리자니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운 형편이었다. 조씨야 남편이 있어서 생활을 어느정도 할 수 있었지만 혼자생활하고 있는 김씨는 생활비가 궁했다.
둘은 합심해서 이 어려움을 이기자며 서로를 다독여 가며 교회생활을 해갔다. 그러다보니 정이 들게 되고 서로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게 됐다.
그러던 지난 2007년 1월 28일, 조씨는 운전을 하다가 다른 차량을 추돌했다. 없는 살림에 교통사고 까지 낸 조씨는 생각다 못해 함께 탄 탑승자가 없었지만 허위신고를 해 보험사로부터 3백여만원을 받아냈다. 궁핍한 교회재정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 듯 그때부터 김 목사는 주도적으로 일을 꾸미기 시작한다. 
같은 해 3월 10일, 김씨는 다른 차량과 사고를 냈다. 다른 차량과 부딪치자 옆에 탑승해 있던 조씨와 자리를 바꿔 ‘운전자 교체’를 했다. 그리고 이 사고로 약 3백만 원의 보험금을 타냈다.
두달 후 5월 10일에는 조씨가 팔꿈치가 차에 끼여 사고를 당하는 일이 벌어진다. 이날 조씨와 김씨는 말다툼을 하던 중 김씨가 차를 타고 출발해 버려 조씨가 사고를 당하게 됐다고 진술한다. 이에 이들은 보험사로부터 3백8만원을 받아냈다.
김씨는 이에 만족하지 않았던지 급기야 엽기적인 행각을 하게 된다. 지난 2008년 3월 23일, 김씨는 망치로 자신의 다리를 골절시켰다. 그리고는 계단에서 넘어졌다고 속여 1백30만원의 보험금을 타낸 것이다.
알몸사진 찍고 유포까지
김씨의 이런 비상식적인 행동은 조씨에게는 과도한 집착으로 나타났다. 김씨와 조씨는 2007년 1월경부터 서로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했다. 하지만 가정이 있는 조씨로서는 김씨와의 불륜이 부담스러웠다. 이에 조씨는 헤어질 것을 통보하고 새로운 교회를 개척했다.
하지만 김씨는 조씨와의 이별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김씨는 급기야 조씨의 나체사진을 가지고 협박을 하기 시작한다. 이 사진은 김씨가 조씨와 성관계를 한 후 조씨가 자고 있는 사이 몰래 찍어 두었던 것이었다. 김씨는 나체사진을 조씨와 조씨의 딸에게 보냈다. 전도사인 조씨의 딸은 너무 놀랐지만 가정을 위해 덮어 두었다.        
경찰조사에서 나체사진을 왜 찍어두었냐는 질문이 나오자 김씨는 “너무 사랑하니까”라며 “사랑해서 항상 보고 싶었다”라고 말해 주위를 아연실색케 했다.
하지만 김씨의 이런 행동은 처음이 아니었다. 김씨는 2007년도에도 성추행으로 고소를 당했다가 상대가 고소를 취하하는 바람에 처벌을 받지는 않았다.
이번 사건을 담당한 은평 경찰서 관계자는 “사회적인 책임감을 가져야 할 목사가 이런 사건을 저지른 것은 판사 앞에서 받는 형량을 떠나 사회적 지탄을 받아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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