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11일 목요일

안희환 목사를 위한 변명 - 안희환이 뉘귀냐?


출처: 딴지일보 독투불패

안희환씨를 위한 변명

우선안희환씨는 자신을 남에게 알리는데 뛰어난 재능이나 정열이 있으시다는 점박수쳐 드립니다어쩌면 인생의 굽이 굽이에서 단 한번도 당신과 스쳐갈 가능성이 없는 저같은 사람까지도 안희환이라는 이름을 알게 됐으니까요.

호칭 문제부터가 문제군요기독교인이 아닌 저는 안희환씨를 저처럼 열심히 밥을 벌고 살림살이를 이어가려는 생활인으로 볼 수 밖에 없네요게다가 생김새나 어투 때문에 아는 누가 자꾸 떠올라서요신학대 갈건데 공부 해서 뭐 하냐던 그 친구는 작은 개척교회 하나 해서 존경 받고 산다고 하더군요어쨌건 본인에게 익숙한 칭호일테니 목사님이라고 불러 드리죠 

저를 포함해서 참 많은 사람들이 목사님과 목사님이 소속된 단체에 의해 고소고발 되는 상황에 처해 있더군요일부는 겁을 먹거나 에너지 낭비다 싶어서 자발적으로 글을 지워 버려서 구글을 해 보다 보면 제목만 남고 글들은 다 휴거해 버린 이상한 모습을 여러차례 관찰할 수가 있었습니다저야 방학을 맞이하여 당분간 무의도식하는 처지라 목사님의 고발 조치에 좀 더 시간과 에너지를 할당할 수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그대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면 저는 최소한 대답은 해야 겠지요.

사랑과 용서를 기치로 한다는 기독교에서 강도하실 자격증 까지 받으신 목사님이 설마 타인의 삶과 안전에 위협이 되는 일을 정말로 하실까 싶은 의구심도 좀 있고요그리고 막말로 해서 말이죠목사님 참 오지랍 넓은 것 아시지요자기 자신한테 한말도 아닌데 그자리에 있지도 않은 어떤 사람에 대한 지나가는 말 한마디에 부르르 떨고서는 기껏해서 속세의 제사장인 검사나 판사에게 이 사람 좀 벌해 주세요 하고 부탁하려 든다는 것도 좀 보기 그렇지 않나요목사는 하나님이 세운 제사장 이라면서요이거 너무 “가오떨어지는 것 아닌가요?

멀티닉 (새로나공수래공수거참마음,  안티박멸그밖에도 꽤 된다고 들었습니다만 )으로 온라인을 누비던 화려한 모험담으로 인해 아직도 강호에 안희환이라는 이름이 회자되곤 하더군요은퇴는 아직 안하셨는지문제는 안희환씨가 목사직도 겸업하면서 평소 인터넷 정화운동온라인 실명제 등 고귀한 말씀을 많이 하시고 여러 온라인 단체들까지 운영하고 계시다는 건데그래서 위선자네 싸이코네 하며 당신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꽤 돼나 봅니다하지만 저는 당신이 어느 정도까지는 이해가 갑니다.

일단 목사인 당신은 고난절부활절 등등 절기에 맞추어 겉옷을 바꾸어 입는 일에 참 익숙해 있을 겁니다신도들로 하여금 당신이 무슨 옷을무슨 색깔로어떤 휘장과 같이 입느냐를 알아채고 그 의미에 동참하게 하는 것도 당신의 직업적 소명에 해당되니까요게다가 승복이나 사제복을 평상복으로 입는 수도승이나 수도사와는 달리 당신은 강단에 오를 때에만 그런 제례적인 복식을 하게 됩니다평상시에는 양복이나 가벼운 자켓 차림일테고 가족과 함께 무엇인가를 할 때에는 반바지도 거리낄 이유가 없을 테니까요.

상황에 맞게 의복을 갖추어 입고 그에 부합하는 역할을 하는 것전혀 하자가 없는 일이지요무당들도 그건 잘 합니다그런 당신이 새로나라는 닉으로 “성상담”을 하고공수래라는 닉으로 인생무상을 탓하고 (이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불교적 윤회관에 더 가까운 멧시지인 것 같은데 . . . 헷갈리셨나아니면 우리를 헷갈리게 하시려고?), 안티박멸이라는 닉으로 어떻게 사회악적인 사고방식들이 통용가능한지를 실험해 보셨다고 해서 크게 놀랄 일은 아닙니다목사라는 직업을 염두에 두고 생각해 보았을 때 어쩌면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게다가 언제나 바른생활 사나이로 살아야 하는 부담감은 또 어떻습니까인간적으로 생각해 볼 때 참 답답한 일이 많으실 거라 생각됩니다어디 농담이라도 마음놓고 해 볼수 있겠습니까실컷 한마디 던졌다가도 주변이 의식되면서 성급히 “하나님의 은혜로 . . .”로 끝마쳐야 하는 썰렁함은 또 어찌 감당합니까이제 갖 마흔이 되셨던데 목사라는 직업 때문에 어떻게 대놓고 성생활에서 분출구를 찾을 수 있겠습니까조금만 과감한 체위를 시도해 보아도 부인이 먼저 “아니목사님갑자기 왜 . . . ” 이렇게 나올텐데 말이죠.  당신이 멀티닉으로 만끽한 자유로움과 스릴은 어쩌면 필요악 정도 였을 수도 있겠죠.가발쓰고 모텔 드나들거나 여고생 어깨를 주무를 수는 없는 일 아닙니까?

하나개인적으로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당신은 어떻게 해서 그토록 끝없이 에너지를 재생산하실 수 있는 겁니까예수비전성결교회라는 교회를 운영하고 계시다고 들었는데요“우리 교회 신도들은 부자들이 아니라고” 본인이 직접 말씀하시던데 당교회 신도들의 정신적 지주가 되어 주시고어렵게 사는 영혼들을 어루만져 주시고주 중에는 또 이사예배결혼식 주례돌 잔치에 축도하러 다니시고그리고 나서도 시간과 에너지의 여력이 넘쳐서 블라깅에카페지기에인터넷 모니터링에순복음교회 인터넷 검열을 대행하는 업체를 운영하고일일히 고소고발 사건에 관여하시고정말 그 정열 대단하십니다

스님들과 사제들은 육신의 만족과 쾌락을 등진 채 세속을 피해 산속으로 혹은 수도원으로 들어가고 그 후에도 공양을 가고 피정을 가지만 목사님들은 한번 자격증을 얻으면 나이 칠십이 될 때까지 재교육은 커녕자격증 갱신조차 없이 평생을 가도 되는데 어떻게 안희환 목사님은 “에너지 버니” 처럼 지치지도 않고 활동영역을 넓히실 수 있는지 정말 궁금합니다뱀술이라도 자시나어쨌거나이게 다 하나님의 축복 아니겠습니까

목사님들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순결한 분들입니다그래서 우리 사회에는 일단 목사 안수만 받으면 이 후로는 어떤 감시통제권고 단체의 통제도 받지 않도록 해두었고 북한식의 세습권과 권리 이양권도 통상 허용이 됩니다세금을 내기는 커녕성도들이 손 잡을 때 마다 여기서 저기서 흰봉투를 찔러 주지만 소속된 교회의 회계 장로나 집사에게 보고할 필요도 없습니다그러니 널리 이름과 얼굴을 알릴 필요가 있지요목사들이 먹는 공짜밥이 경찰관들과 검사들이 먹는 공짜밥을 합한 것보다 더 많을 것 같은데 맞나 모르겠네요.  

일주일에 하루 일한다고 해서그리고 엄격히 말해서 세금도 안내는 비노동계층이라고 해서 목사를 비정규직으로 몰아 붙일 수는 없지요일단 목사라는 직업은 물적 가치는 창출하지 못할지라도 정신적 가치를 창출한다고 칩시다. (비록 세상을 다 준다해도 하나님의 말씀이 없으면 살아도 죽은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고매한 목사님들도 꽤 있지만요남은 기껏 역시사지해서 말해 주는데 남의 다리 긁는 소리 해가며 말이죠.) 목사라는 직업은 정신적종교적 위안과 희망을 제공하는 대신 남들이 십시일반 (십일조라고들 하지요)한 돈으로 생활을 하게 되는 직업이지요

사회공동체적 시각으로 볼 때독신인 목사 일 인을 부양하기 위해서는 먼저 월급과 그의 직업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타 비용 (건물 렌트비전기세물세 기타 등등)을 내어 줄 수 있는 노동 인구가 최소 20-30명 필요 하겠지요보통 한가정에 한사람만 십일조를 내고 나머지는 매 주 천원씩 오천원씩 낸다 칠 때 성인 오십명 정도가 다녀야 목사 일 인을 먹여 살릴 수 있을 거라는 계산이죠

스님이나 사제처럼 성생활을 포기하지 않은 목사들은 보통 죄다 결혼 합니다아이들도 될 수 있는 한 많이 낳지요생육하고 번성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서요아이를 둘 낳았다고 칩시다물적 가치를 생산하거나 직접 세금을 내거나 하지 않는 (최소사인의 목사 가족을 부양하려면 십일조를 낼 수 있는 장년 신도가 어림잡아 백명 정도 필요하겠죠자녀들 유학까지 염두에 두면 십일조를 내는 노동인구가 그 두.세배 정도 필요할 거구요사회 구조가 그렇게 된 것을 누굴 탓하겠습니까다 하나님의 뜻인 걸요목사님의 글을 읽어 보면 바른 생활 학생을 거쳐서 바른 생활 신학생을 거쳐서 바른 생활 전도사강도사 거쳐서 바른 생활 목회자까기 되는 데에 다른 생각은 한번도 안해 보고 사신 분 같던데요,깊이 있게 어느 한 학문에 관심을 가져 볼 필요도 없고시간 낭비하면서 여러 부류의 비판적문학적 책을 읽을 필요도 없이 나이 스물 몇에 떡 하니 정신적 지도자양을 치는 목자의 타이틀을 얻고 일생이 보장되는 신학생의 그 길목적 있는 생 아니겠습니까하나님의 축복으로 말이죠.

그런데 말입니다목사님인터넷은 시간이 남는 사람들이 하는 겁니다프로그래머의 생활이 어떠한지는 목사님도 저도 모르는 거고 그런 일부를 제외하면 우리같은 사람들은 제 할 일 다 하고 몇시간 정도 정보도 얻고 재미도 얻고 스트레스도 풀고 하려고 인터넷 놀이를 합니다각자 자기 전문 분야에서 타인들과 사회에 조금이라도 기여를 한 후에 세금 낼 거 다 내고 직.간접적으로 목사님 같은 분들이나 기초생활 수급자들까지 부양하면서 말입니다그런 인터넷에 와서 인터넷을 정화시키겠다고 하는 것은 좀 거시기 합니다마치 일 끝내 놓고 모여서 막걸리 마시며 춤추고 노는 사람들에게 소리 소리 지르면서 춤추다 보면 남녀가 몸을 부비기도 하고 그럴테니 나라도 감시해야 겠다고 나서는 뻘짓과 아주 비슷하단 말입니다.

목사님 교회의 그 어려운 분들은 오늘도 밥먹자 마자 쓰러져 잠이 들겁입니다인터넷을 더럽히고 있는 사람들은 목사님 눈에 보기에 좌파 빨갱이들이거나 할 일 없는 백수들일텐데 말이죠그들에게 비누로 입을 싹싹 씻고 기도하라고 설교하실 것이 아니라 청년 실업자들에게 일자리 하나 라도 주선해 주는 것이 더 생산적 이지 않을까요불교신자들이나 천주교신자들은 믿음을 행위로 보여 주려고 한다는 점에서 참 존경스럽습니다기독교는 어떤가요?
   
끝으로 사소한 궁금점이 하나 있습니다목사님은 오늘도 몇명이나 고소고발 조치 하셨습니까그러면서 재미있으셨습니까아니면 신의 은총으로 충만함을 느끼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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