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23일 화요일

금란교회, 오늘 새벽기도서 “서울시민이 다 투표하도록 해주옵소서”





“오늘은 주민투표날입니다. 여러분들 혼자만 나가서 투표하지 마시고 여러분들 주변에 투표 안하는 사람한테 적극적으로 권유해서 시민의 권리를 주장하라고 독려하시기 바라겠습니다. 가셔서 누구를 찍든지 어디를 찍든지(가 중요한 건 아니고) 투표에 참여하는 게 중요하다고 여러분들 강조를 해주시고, 바른 선택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24일 오전 5시. 서울 중랑구 망우본동 금란교회 본당 지하1층 새벽기도실. 300여명의 신도가 새벽기도를 위해 예배당에 앉아있는 가운데 이날 새벽기도회를 주재한 김배재 목사가 첫 찬송가를 부르자마자 이와같이 말했다.
김배재 목사는 이어 “주여~ 한 번 부르짖고 나라와 교회를 위해 기도하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주여~”를 크게 부른 뒤 기도를 시작했다.

김 목사는 이 기도에서 “나라가 어려움에 처해있지만 하나님께서 도와주셔서 안정될 줄로 믿습니다. 이제 오늘 서울 시민 투표에서 과반수 이상이 참석하게 하시고 저들이 바른 선택을 통해서 아버지 이 나라가 흔들리지 않게 해주 시고 어려움에 처하지 않도록 하나님 지켜주실 줄로 믿습니다”라며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김 목사는 “하나님 아버지 서울시민들이 다 참가할 수 있도록 하나님 도와주시옵소서. 하나님 저들이 다 참석하여 바른 선택할 수 있도록 저들의 마음 속을 움직여주시고 이끌어주실 것으로 믿습니다”라며 서울시민들이 모두 투표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를 이어갔다.
김 목사는 이 기도에서 8월30일 장충동에서 열린다는 애국시민모임에 모두가 참석해 행동으로 애국을 보여줄 것, 친북좌파세력들이 나라를 어지럽게 하지 않도록 해 줄 것을 위해 기도하고, 차기 대통령을 위해서, 정치경제사회 모두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기도도 해달라고 빌었다.
김 목사는 성경 시편 구절을 인용해 이야기를 이어간 뒤 새벽기도회가 끝나갈 때쯤 세 번째 기도에서 다시 한 번 시민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김 목사는 “마지막으로 시민투표를 위해서도 기도하는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라며 “오늘은 시민투표가 있는 날입니다. 오늘 시민들이 다 참여하게 해 주시고 저들이 바른 선택을 하게 하셔서 이 나라가 흔들리지 않도록 하여 주십시오”라고 강조했다.
금란교회는 각종 정치 현안이 있을때마다 정제되지 않은 언사로 논란의 중심에 서 온 김홍도 목사가 이끄는 교회다. 지난 19일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가 “일부 종교지도자들이 주민투표에 대한 편향된 발언을 하는 등 신자들과의 종교적인 특수관계를 이용해 주민투표에 부당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며 종교단체의 주민투표법 위반행위 예방·단속을 철저히하라고 한 교회 가운데 하나다.
현행 주민투표법은 공무원과 종교인, 언론인의 투표관련 홍보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도 이에 따라 이미 지난 주말 예배 도중 신도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한 목사 등의 주민투표법 위반 혐의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김배재 목사는 이런 행위가 주민투표법을 위반해 주민투표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는 행위일 수 있다고 지적하자 “위법 여부에 대해서는 미처 몰랐다”며 “나는 그저 투표참여는 국민의 의무라고 생각해서 투표 자체에 참여하라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금란교회의 김홍도 목사는 이미 지난 21일 주일예배에서 ‘한국이 위기에서 벗어나려면’이라는 설교를 통해 “무상급식, 무상의료 같은 복지정책 때문에 우리 경제가 몰락 위기에 직면했다”면서 관련발언을 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김홍도 목사는 이외에도 지난 2010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을 겨냥해 “최근에 지옥 간 대통령이 2명이나 있다”거나 “성도들의 기도로 남한 좌파의 두 뿌리가 뽑혔다”고 말하는가 하면, 2009년 미디어법이 논란의 한가운데 있을때 “미디어법이 통과되면 사탄의 큰 입 역할을 하는 MBC가 박살이 날 것”이라며 “미디어법 통과로 사탄의 입과 혀를 잘라내자”고 발언하기도 했다.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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